사유(思惟)의 미학,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은 대좌 위에 "반가부좌(半跏趺坐)"로 앉아 명상하는 모습을 한 보살상으로, 실존(實存)에 대해 사유(思惟)하는 모습을 '태자사유상(太子思惟像)'으로 묘사했던 인도의 전통에서 출발했습니다.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는 6세기 후반부터 7세기 후반까지 집중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금동반가사유상(金銅半跏思惟像)>

삼국시대, 7세기 후반, 금동, 높이 18cm, 도쿄국립박물관 ⓒColBase (https://colbase.nich.go.jp/)

오른쪽 다리는 가부좌(跏趺坐)를 하여 왼쪽 무릎 위에 올리고, 고개는 살짝 옆으로 기울여 오른손으로 뺨을 대고 있는 모습입니다. 18cm의 소형(小型) 금동상임에도 불구하고 보살상의 치마주름(裙衣), 손과 발의 표현 등이 정교합니다. 또한 엷게 미소 띤 얼굴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 듯한 이상(理想)적인 보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제작된 

또 다른 반가사유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진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태자사유상(太子思惟像), 

그리고 '사유(思惟)'의 자세


<연꽃을 들며 사유(思惟)하는 보살>

간다라, 쿠샨 2-3세기, 편암, 높이 54cm, 너비 31.4cm, 영국박물관 ©The British Museum 

(britishmuseum.org/collection/object/A_1950-0726-1)

반가(半跏)와 사유(思惟)의 자세는 인도에서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고민하고 인생무상(人生無常)을 느끼며 명상(冥想)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한 것으로 태자사유상(太子思惟像)으로도 불립니다. 이러한 태자사유상은 석가모니의 일생을 나타낸 불전도(佛傳圖)나 기적(奇跡) 장면을 묘사한 신변도(神變圖) 등에서 확인됩니다. 또한 중국 북위(北魏)시대(5~6세기)에는 석가모니가 제시한 사유관법(思惟觀法)을 수행하는 모습을 "사유상(思惟像)"으로도 표현했습니다.


중국의 반가사유상

중국의 반가사유상은 5~6세기에 인도에서 도상(圖像)이 전해지면서 다수 제작되었고 운강석굴(雲岡石窟), 용문석굴(龍門石窟) 등에서 발견됩니다. 또한 "반가(半跏)"의 자세를 기본으로 하고 있거나, 혹은 의자에 앉아 발목을 서로 교차하는 "교각(交腳)" 자세로 표현된 것이 특징입니다.




 생각해보기: 반가사유상과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오귀스트 로댕, <생각하는 사람(Le Penseur)>

약 1910년 주조, 청동, 높이 70.2cm,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Metropolitan Museum of Art (metmuseum.org/art/collection/search/191811)

반가사유상과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은 유사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 그 안에 담긴 의미도 같을까요?


반가사유상은 오른손을 얼굴에 살짝 대고서 고요히 사색에 잠겨 있는 모습과 미소 띈 얼굴에서 종교적 깨달음을 담고있는 반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인간의 고뇌와 엄숙한 내면세계를 묘사한 것입니다. 경직된 근육 위로 드러난 힘줄과 머리를 감싸고 있는 모습에서 깊은 걱정과 번민이 느껴집니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