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행을 통해 조선과 일본은 그림으로 서로의 감성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화조영모화나 사군자, 그리고 산수화 등은 그 소통을 매개하는 대표적인 화목이었습니다. 종이 위에 스며든 먹빛을 바라보며 그들은 어떤 정취를 나누었을까요?


<석란도(石蘭圖)>

김유성(金有聲), 조선시대, 1764년, 종이에 먹, 74.5x28.0cm, 부산광역시립박물관 ⓒ이뮤지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조선 후기의 도화서 화원 김유성이 1764년 통신사행 때 그린 작품입니다. 

그는 통신사행 중 일본의 남화가 이케노 다이가(池大雅, 1723-1776)와 화법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소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이켄지(淸見寺)의 요청으로 그곳에 산수화 작품들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바위 사이에 피어난 난과 그 위를 유유히 날고 있는 나비가 수묵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화면의 우측 하단에 '조선 서암(朝鮮 西巖)'이라는 관지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서암(西巖)'의 인장이 찍혀 있습니다.  


통신사행 때 그려진 또 다른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묵매도(墨梅圖)>

변박(卞璞), 조선시대, 1764년, 종이에 먹, 101.0x35.0cm, 

부산광역시립박물관 ⓒ이뮤지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래부 무청 소속이었던 변박의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문인과 사대부에게 사랑받아 온 매화도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구성했습니다. S자 형태로 뒤틀린 늙은 매화나무에서 새로 곧게 뻗은 가지가 자라 꽃이 핀 모습과 그 아래에 대나무를 함께 배치한 것이 특징입니다. 화면의 좌측 하단에 적힌 ‘세갑신맹하(歲甲申孟夏)’와 ‘동화술재사(東華述齋寫)’의 관지를 통해 변박이 1764년 통신사행 때 그린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산수도(山水圖)>

이의양(李義養), 조선시대, 1811년, 종이에 먹, 145.3x72.3cm, 

부산광역시립박물관 ⓒ이뮤지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조선 후기 도화서 화원 이의양이 1811년 통신사행 때 그린 작품으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모습이 은은한 먹의 빛깔로 표현되었습니다. 높은 산과 작은 마을, 아래로 위치한 언덕과 두 갈래의 강, 그리고 배를 타며 그 자연을 감상하는 선비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숲 속에는 술이나 차를 곁들여 풍류를 즐기는 선비들과 시동(侍童)에게 거문고를 맡기고 홍예교(虹蜺橋)를 건너는 선비도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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